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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강아지 맞아?' 털 잔뜩 빠지고 뱃속엔 돌 가득찼던 강아지의 반전

 

[노트펫] 올초 차마 제대로 바라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한 모습으로 구조됐던 강아지가 6개월 여가 흐른 지금 본모습을 되찾고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9일 동물보호단체 행강에 따르면 지난 2월말 전라북도 정읍의 산 속에서 구조됐던 백구 보리가 치료를 끝내고 건강한 모습으로 입양을 준비하고 있다.

 

 

멀리서 보면 여느 평범한 백구와 다름이 없어 보이는 보리.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다른 개들과도 잘 어울리고 사람에게도 순해 가정견으로서 문제가 없다. 입양 의사를 밝힌 입양 예정자까지 나타나 얼마 전 중성화수술을 마치고 새가족과 만날 날 만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월말 전라북도 정읍시 동물보호소에 유기견 한 마리가 들어왔다. 1살이 좀 넘은 듯한 이 녀석은 발견 당시 산속에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쓰러져 있었다.

 

단지 지쳐 쓰러진 것 만이 아니었다. 온몸이 모낭충으로 뒤덮여 털은 절반 넘게 빠지고 털빠진 자리의 피부는 벗겨지고 분홍 피부 위에서는 진물과 피고름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남아있는 털 속을 헤집어 보니 진드기와 알이 가득이었다. 가까이 하는 것조차 꺼려졌다.

 

이 상태대로라면 10일의 유실유기동물공고기간을 버티기는 커녕 입소 다음날 무지개다리를 건너도 이상할 게 없었다. 행강에서 이 소식을 듣고 일단 구조하고 병원에 데려갔다. 겉모습도 겉모습이었지만 속모습이 더 엉망진창이었다.

 

 

엑스레이 상 뱃속에 네모나고 모서리가 날카로운 것들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를 찌를 수 있어 제거해야 했다. 빈혈이 심해 수액을 맞혀 기력을 회복시킨 뒤 배를 열어보니 돌멩이들이었다. 타일조각도 나왔다.

 

나중에 들어보니 보리는 먹을 것을 구하려 시골의 동네를 배회했단다. 그런데 피부병이 심하다보니 사람들은 가까이 오는 것을 꺼렸고, 돌멩이를 던지며 쫓아냈다고 했다. 먹을 것이 없어 돌멩이까지 파먹은 것이었다.

 

 

모낭충 치료에 개복수술까지 치료가 간단히 끝날 수가 없었다. 입원도 반드시 필요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동물병원비에 단체로서도 난감해졌다. 시민들이 구원의 손길을 기꺼이 내밀었다.

 

행강은 3월말 네이버 기부 사이트에서 치료비 마련 모금을 시작했고, 1000만원 가까운 치료비가 모였다. 보리의 사연에 관심을 가진 시민들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보리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보리는 그렇게 두 달 넘게 입원 치료를 무사히 마치고, 지난 5월초 행강이 운영하는 보호소로 왔고, 중성화수술을 할 정도로 건강도 완전히 되찾았다. 얼핏 보이는 거뭇거뭇한 모습이 과거 피부병의 희미한 흔적으로 남았을 뿐이다.

 

 

박운선 행강 대표는 "배고픔에 시달린 기억 탓인지 먹을 것 앞에서는 다소 예민하지만 별도의 사회화훈련이 필요없었을 정도로 잘 어울리고 순한 녀석"이라며 "과거의 엄청난 역경을 이겨낸 보리가 새가족과 만나 분명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박 대표는 또 "보리를 구조하고, 관심을 가져준 시민들 덕분에 보리가 새가족과 만날 단계에까지 왔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세형 기자 eurio@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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